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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_ 마케팅

현대카드 슈퍼시리즈 그리고..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1번째 _ 시티브레이크에 가 보았다.

 

토요일은 쨍쨍했지만, 일요일은 비가 줄줄 왔다. 우산은 반입이 안되어 우비를 입은 절반은 축구선수 대신 그라운드를 뛰어다녔고, 나머지 절반은 객석에서 평안히 무대와 선수들의 액션을 감상했다.

 

행사 전, 몇가지 이슈가 그 중 2개를 꼽자면,

 

1) 안전사고 대비를 위해 예정보다 일찍 무대세팅을 하면서

상암경기장 한쪽 측면 객석을 덮어버렸다. 이에 공연직전에 있었던 K리그 클래식(서울-울산) 경기에 축구팬들의 상대적 박탈감(공연에 축구장을 허락할 수 밖에 없는~)이 기사와 소셜을 파다했다. 

 

2) 올 해 두번째를 맞이하며, 작년 라인업과 비교해 컨셉의 부재를 꼬집는 이들이 많았다. 컨셉의 경우, 현대카드가 시장에 던지는 가장 큰 마케팅 포인트인데 이번 건은 뜻대로 안된 모양새다.(돈으로 안되는 것도 있음을!)

 

현장에 갔던 시간은 일요일 오후 4시정도. 슈퍼스테이지에서 이적이 등장했다.

메아리로만 그의 음악을 들으며 짧게 주어진 자유시간동안 행사장 곳곳을 다녀봤다.

 

공간구성이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다.

라인업 컨셉 부재를 공간 구성에서 회복하려는 듯

운영과 행사시설에서 디테일이 돋보였다.

 

듣자하니 스탠딩석은 우중에도 황홀경이었고, 객석은 음향의 힘이 미치지 않아

눈만이 호강했다고 한다.

 

슈퍼콘서트는 2007년 1월 일디보를 시작으로 8년 동안 21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간 이 행사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그야말로 '슈퍼'란 타이틀에 걸맞은 면면이 화려했다. 비욘세, 빌리조엘, 레이디가가, 에미넴, 그린데이, 폴매카트니(이 분은 행사직전 몸이 아파 결국 무기한 연기) 등! 언제 이들이 한국에 올 수 있으려나 했던 골든라인업들이다. 팝스타뿐만이 아니다. 클래식도 있었다.

 

 

 

 

슈퍼콘서트는 기업의 문화마케팅에 시쳇말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제 아무리 큰 돈들여 후원을 해도, 단칸 셋방살이 마냥 포스타 바닥에 깔렸던 브랜드 로고가 포스터 상단에 쎄게 박히며 <브랜드 마케팅>과 긴밀하게 접목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쌈지가 1999년 쌈지페스티벌로 그 서막을 올렸지만 아쉽게도 락페 매니아들에게만 어필이 되었다. 이렇게 빅스타를 전격 영입해(기획사를 통한 우회영입) 모델아닌 모델로 활용하며, 거기에 비즈니스(현대카드 단독할인) 연계까지 이어지니 여타 브랜드가 범접하기 힘든 견고한 성을 쌓아왔다.

 

언제까지 이어질까 조마조마했지만, 정태영이란 그들의 스타(ceo)가 올림픽 성화마냥 꺼지지 않는 불꽃을 들며 종횡무진 역사를 이어왔다. 그래서 이번 21번째 슈퍼콘서트가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슈퍼콘서트는 현대카드의 슈퍼시리즈의 맏이가 아니다. 4가지의 슈퍼시리즈가 있는데 첫째(가장 먼저 시작한)는 슈퍼매치다. 2005년 9월, 당시 세계 여자 테니스계를 주름잡은 1위2위 경기를 성사시킨 것이다. 바로 샤라포바 vs 윌리암스란 테니스 여제를 불러왔으니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을꼬.

 

이렇게 시작된 슈퍼매치는 미디어와 대중들의 주목을 이끌며, 신들린 매치를 이어갔다. 또한 콘서트, 클래스(주로 현카 임원들의 강의), 토크(트랜드 이슈)란 영역까지 슈퍼 간지를 확장하게 되었다.

 

슈펴매치는 이제까지 10번(홈페이지 기준. 넘버는 12가 마지막. 4,5가 무슨 이유인지 없음)이 진행되었다. 그들이 그간 주목한 매치는 테니스와 아이스쇼다. 회수로 보자면 테니스가 4번/아이스쇼가 4번 그리고 스노우보드 점핑과 댄스스포츠가 각 1번 진행되었다. 2011년을 기점으로 슈퍼매치는 잠잠하다. 클래스와 토크도 반응이 시원찮았는지 진행형이 아닌 과거형으로 자리잡은 듯하다.

 

    *[참고] 슈퍼시리즈 소개 : http://www.superseries.kr/

 

이런 현카의 도도한 드라이브를 지켜본 이들이 여럿있었으니.

그중 삼카와 현대패밀리 중 현대백화점이 도드라졌다.

 

현카는 슈퍼시리즈를 통해, 가장 핫한 기업으로 동네방네 소문이 났다.(그들의 시장 점유율은 슈퍼시리즈 전후를 보았을때 큰 변화가 없다. 이것만으로 몇 천억, 몇 조원 단위의 돈이 왔다갔다하는 순위가 바뀐다면야 우리나라 문화예술은 기업들의 전폭지원으로 무궁화 삼천리마냥 꽃피웠을 터!)

 

마케팅 활동은 매출이 가장 중요한 목적지인건 맞지만! 요즘 고객들이 호구인가. 기업이 목숨걸고 내건 상품을 파리목숨보다 천하게 여긴다. 선택지가 많다는 것이다. 상품의 차별성(유니크)이 책받침만큼 얇아진 이때, 상품이 가진 가치(철학, 브랜드 이미지 등)가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대다. 특히나 고관여 상품일 경우. 그런 솔깃한 이야기가 있어야만 고객이 눈을 돌리던 마음을 돌리던 결국 지갑을 열던 할 것이다.

 

그래서 마케팅 프로모션(캠페인 등)은 브랜드이미지, 기업의 가치, 지속가능성, 인재영입, 사업확장 등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현카는 돈씀씀이와 직결된 비지니스를 하는 기업이다. 돈 쓰는 것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겠는가? 그런 기업이 10년 가까이 슈퍼시리즈를 만들어 왔다면, 그들은 다른 측면에서 충분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짐작이 된다.

 

삼카는 이런 현카가 얄미웠던게다. 매출이야 모기업의 지원을 얻으며, 선방을 하고 있었지만! 미디어와 소셜에서 떠들어대는 이야기에 현카만 존재했었던 것이다.

결국 그들도 야심찬 카드를 내미는데 '셀렉트시리즈'다. 조용필로 시작했다. 그리고 신승훈, 싸이 콘서트가 이어졌다. 현카가 그리 주목하지 않았던 뮤지컬쪽도 후벼팠다. 어떤가? 이들의 라인업이. 약간 고루해 보이지 않나? 소비자입장에선 그져 혜택입어 좋다지만, 이들이 목적한 효과는 사실 오리무중이다. 단지 포수를 향해 던진 회심의 투구가 아닌 루상의 주자를 묶어놓기 위한 견제구같은 느낌.

 

그런 셀렉트가 벌써 23편까지 왔다. 그져 놀랍다. 그런데 뭔가 후끈하지 않다.

슈퍼는 ceo의 열정이 슈퍼에 고스란히 내비친다. 선점의 지위를 놓지 않으려는 전사적인 노력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셀렉은 승진욕심이 있는 어느 상사의 현카에 대한 '견제' 지시(만 있고, 퀄러티에 대한 욕심은 없어보이는)에 대한 반응처럼 느껴진다. 그들은 일단 문화에 있어서는 그져 방어만 하는 느낌이고! 다른 것에 용맹정진해 미디어와 소셜에서 인기를 만회할 심산인 듯 하다. 

 

현대패밀리 중 현대백화점은 현카만큼 문화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백화점이 문화프로그램이 매출과 상관관계가 높다. 그래서 문화이벤트를 부단히 올린다. 이건 신세계나 롯데도 마찬가지다. 늘 이벤트(문화센터 프로그램 포함)가 이어진다. 현란할 정도다.

 

현백은 현카의 모델을 벤치마킹(한 냄새가 강한)해, 슈퍼스페이지를 시작했다. 최근 일이 아니다. 2011년부터 시작해 벌써 14번째다. 여기엔 공연뿐만이 아니라 미술전시(쿠사마 야요이. 2014)도 포함되었다. 이건 현카의 컬쳐프로젝트의 성공을 스터디 한 거 같다.

 

 

 

*현카 애긴 좀 더 해야겠다. 그들이 남긴 유산, 그리고 안습들. 그리고 슈퍼계급장을 떼고 시작한 컬쳐프로젝트 이야기들.

 

*삼카외에도 카드사는 백화점들처럼 마케팅 전쟁가운데, 문화를 늘 애용한다. 단지 메인의 위치에 두지 않아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카드사의 문화마케팅도 짚어볼 예정이다.

 

*현카의 DNA는 현대패밀리 전반에 잠잠했던 문화적 영혼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백뿐 아니라 현대기아차도 문화마케팅(꼭 마케팅적인 접근만이 아니다. 사회공헌에도 문화를 접목했다)에 열심이다. 그것도 정리해 볼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