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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_ 마케팅

현대카드 컬쳐프로젝트

스스로 가지치기와 새순돋기를 할 수 있어, 똑똑하다.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있어, 우직하다.

마냥 바보처럼 덤벼들진 않는다. 판을 안다.

 

마케팅 활동을 통한 학습효과를 제대로 복습하고, 이용할 줄 안다.

 

바로 현대카드의 문화마케팅.

 

앞서 현대카드의 슈퍼시리즈에 대해 언급했다.

 

슈퍼매치로 시작된 현대카드의 슈퍼시리즈는

슈퍼콘서트를 통해 만개한다. 그러면서 클래스 토크까지 확장을 해 왔다.

 

지금은 슈퍼시리즈 중 슈퍼콘서트가 독보적이다.

현카는 슈퍼에만 머물지 않았다. 바로 슈퍼란 이름을 과감히 떼고! '컬쳐프로젝트' 시리즈를 열었다.

 

그 배경을 유추해보자.

 

이제까지 빅스타의 공연은 온전히 기획사의 몫이었다. 섭외/제작/마케팅/진행 전반.

수십억이 투입이 되었기에, 실패위험도 높았다. 아티스트의 티켓파워가 크더라도, 한국 시장이란게 아쉽게도 고만고만하다. 일반인 세일만큼 기업 단체티켓(협찬, 후원 포함)이 나가야 승부를 걸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은 외부요인(나라가 좁아, 사건/사고가 금새 소비심리를 위축하는 경향 등)이 곧잘 영향을 미친다. 설령 수익이 있더라도 미미했다. 대신 명예(시선)와 신뢰(섭외력)가 크게 남았다.

 

그런 상황에서! 슈퍼콘서트로 선정이 되면~ 공연의 실패확률을 '확' 줄이게 되니(이건 수익이 일정정도 보장이 된단 얘기와도 통한다) 현대카드는 그야말로 '구세주'였다. 

 

어마한 비용을 현카가 감당하며, 그에 대한 댓가는 기획사의 '작아지고(때론 사라지는)' 존재감이다.

모든 것을 현카가 한 것처럼 포장을 해 주어야 했다.(정태영 ceo님의 트윗을 검색해봐도, 알 수 있다. 모든 걸 그들이 이룩한 결과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기획사 입장(대표를 뺀 직원입장에선 기분 나쁠 일이지만!)에선 나쁠게 없었다. 관객들은 기획사(제작사 포함)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았다. 오래가려면! 지속적인 이익이 필요하고 또한 현카 슈퍼콘서트 이력을 활용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깐깐한 현카의 거래처(?)란 명예와 대외적 신뢰감. 즉 향후 빅스타 섭외 및 여타 이벤트 프로젝트 진행에 유리함 등)

 

단지 문제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로 선정이 될 것으로 고대하며, 추진한 '빅스타'의 공연이

이런저런 이유로 '선정'이 되지 않았을 경우다. 이미 한국시장은 현카의 존재감이 상당해, 빅스타들의 아시아 에이전시는 한국 공연만큼은 개런티를 높여 부른다 한다. 슈퍼콘서트에 선정이 되던 안되던! 이미 높아진 개런티결과~ 빅스타의 공연을 보고싶은 관객에게 그 비용이 전가되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특히나 안될 경우. 제작비를 떠나, 대대적인 마케팅 지원을 받지 못한 터라~ 빅스타의 성공확률은 훅... 떨어진다. 물론 빅스타는 손해보지 않는다. 그 손해는 기획사와 값비싼 티켓값을 지불해야만 하는 관객의 몫이다.)

 

슈퍼콘서트에 얽힌 현카와 기획사와의 '밀월'관계는 일단 여기까지.

 

이렇게 (콘서트) 시장의 질서를 창조한 그들이기에~ 숱한 기획사들이 현카의 회전문에 당도해, 제안에 제안을 거듭했다. 하지만 대다수가 그 회전문을 통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

 

슈퍼란 타이틀은 기실 '엿장수'마음이다. 나름의 기준은 있을 것이다. 바로 티켓매출(즉 파괴적 흥행여부). 즉 1회 show에 10,000석 이상의 티켓세일이 가능한. 최소 체조경기장(실내 공연장으로선 한국에서 제일 큰 _ 12,000석)을 커버할 수 있는. 더 한다면! 상암이나 잠실경기장 스탠드석(2~30,000석)을 채울 수 있는. 하지만 제아무리 티켓 매출이 좋을 수 있는 빅스타라 해도 그들 마음에 들지않으면 그 왕관을 차지할 수 없다. 최종 선택은 정태영 사장 마음 깊이에 있다.

 

그럼에도 놓치기 아쉬운 프로젝트들이 제안이 계속되면서, 그들도 애타고 속탔을 것이다. 혹여나 경쟁사(?)가 가져가면 어쩌나... 하는. 그리고 욕심도 났을 것이다. "성을 높게도 쌓을 수 있고~ 길게도 쌓을 수 있는거 아닌가..?"   

 

집착했던 콘서트 외에도, 연극/뮤지컬/전시 등 무궁무진한 '빅프로젝트'들이 그들 눈앞에 등장할 것인데~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가지고 번뇌에 쌓였을 것이다. 결국 그들의 선택은 '슈퍼'란 타이틀을 버리는 것이었다.(이 과감성!! 무섭고도 멋진 부분인건 틀림없다.)

 

그렇게 탄생한 '컬쳐프로젝트'

콘서트쪽에서도 티켓파워는 약하더라도, 브랜드마케팅으로 엮을 수 있는 스타들까지도 이 '컬쳐'에 담을 수 있었다. 얼마나 요긴한가. 라인업을 보자. 현재(2014.8) 15번째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첫단추는 케샤였는데, 당시 이웃나라 일본에서 쓰나미로 인해... 핵공포가 아시아를 비롯해 전세계로 퍼져나가던 시점이었다. 결국 그녀는 투어를 포기했다.

 

이어지는 뮤직 라인업에는 존레전드, 미카, 므라즈, 킨, 베르크, 킬러스, 메이어가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특출났지만, 슈퍼란 그릇에 담기엔 어려웠던 존재들이다.

 

4번째에서 연극이 등장한다. 그리고 8번째에서 다시 연극이 등장했다.

연극의 등장은 사실 의외였다. 워낙 연극판(관객수, 컨텐츠를 활용한 이미지연계 등)이 그들의 행보와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시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그들이 '보여지는' 것에 얼마나 민감했던가. 자연 시각예술은 그들에게 있어 끝내 만나야 할 거룩한 지점이었다.

 

팀버튼전, 지브리 레이아웃전, 마리스칼 전 그리고 최근에 진행하는 건축전.

 

현카는 오래전부터 미술프로젝트에 진심어린(?) 마케팅 활동을 해 왔다. 뉴욕 모마미술관에 당당히 후원기업으로 참여하며 현카소지자는 무료로 입장(성인 1인 25달러_3명까지 입장가능)이 가능하다. 정말 통크다! 2013년에는 가회동에 디자인라이브러리를 오픈했다.(올해는 트래들 라이브러리를 오픈) 정말 기특하다!(라고 쓰고... 얄밉도록 부럽다!!라고 읽는다.)

 

 

 

위 컬쳐라인업에서 단지 아쉬운 대목은 뮤지컬이다. 아직은 뮤지컬이 없다.

 

뮤지컬 기획사들과 접촉은 있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고자세(그들의 브랜드를 곳곳에 포진시켜야 하는 미션)만큼 뮤지컬쪽(한국 기획사가 아니라, 라이센스를 가진 글로벌기업)도 허리가 만만치 않게 곧다. 창작뮤지컬이야 기획사입장에서 십분 유연하게 접근가능하겠지만, 현카가 어디 왠만한 뮤지컬 브랜드에 마음이 동하겠는가. 새롭고! 확실하고! 그러면서도 관객층이 많아~ 매출까지도 연계가능한 뮤지컬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뮤지컬이 호락호락 자신의 정체성을 기업에게 넘겨줄까. (빅스타)가수는 늙어 컨셉이 바뀔 지언정! 뮤지컬은 늙지 않는다. 그래서 컨셉은 견고하게 유지된다.(이런 측면에서보면, 연극/미술 라인업이 성사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딜'들이 오가 갔을까 한다. 중간에 속한 기획사가 얼마나 힘들었을까..싶다!)  

 

이렇게 현대카드는 '슈퍼'에서 시작해, '컬쳐'에 이르러

보다 튼튼한 '문화마케팅' 라인업을 확보했다. 참 영민하다.

 

그래서 그들의 행보를 보고 있자면

똑똑하고

우직하고

판을안다..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자존심이 강한 문화예술계를 '돈'으로 줄세우고,

슈퍼와 컬쳐를 선정하는데 있어 그 알 길 없는 '기준'은 아쉬운 대목이다. 예측불가능함이 얼마나 '무력'한가.

 

컬쳐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은 일단..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