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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탐탐

제주 맛집 하루에 엮기-동문시장 장춘순대, 노형 르 에스까르고, 노형 더 스트롱홀드, 애월 르씨엘비

기가 찬 하루였습니다. 먹는 걸로 따지면 완생같았던 하루였죠.

순대국밥으로 아침
빵으로 점심
파스타로 저녁을.
진정 아름찼던 어느 일요일의 기록입니다.

쏘카를 그냥 묵혀두기엔 날이 참 이뻤죠. (48시간 쿠폰으로 토일 2일을 일단은 무계획으로 빌려둔터라)

간만에 집앞 해장국집(모이세와 방일해장국)을 탈출해, 은희네해장국으로 향했습니다. 어제는 백성원해장국을 완샷했던지라, 제주시내 2대 해장국을 연이어 벌컥하는 기염을 토하려했죠. 가열차게 엑셀을 밟고 다가선 은희네... 골목에 빼곡한 주차행렬이 왠지 모르는 불안감을 그리더니, 헉~ 왠놈의 줄이 그리 길던지 ㅠㅜ 주차할곳도 없어 브래이크대신 엑셀에 계속 발을 얹었습니다. 원대한 계획이 순간 물거품되며 들어찬 멘붕. 불현듯 동문시장 순대국밥이 떠올랐습니다. 페친이 줄기차게 올리는 제주맛집을 기어코 기억해냈죠. 다행히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동문시장. 아침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시장의 활력은 아침부터 탱탱했습니다. 그 식당은 이름만으로 찾는데 어렵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ㅠㅜ 아직 오픈전..이라고 말씀을 주신 쥔장님. 아 이내 마음 왜이리 몰라주실까~ 2차 멘붕.

그런데 바로 앞 순대숙밥집은 손님들로 빼곡해, 신뢰가 가더라구요. 두말할 것도 없이 문을 열었죠. 순대한잔 plz~

예상치않게 들어선 곳에서 만난 이 담백하고 매콤한 맛이 우러난 순대국. 좋았습니다^^ 시장을 빠져나오며, 씨앗호떡 하나 짚어들었습니다. 아 달달달 기분~

배는 채웠으니 커피와 함께 책을 보기위해 스트롱홀드로 향하며, 르 에스까르고란 빵집을 경유했습니다. 먹을때마다 찬탄이 나오는 여기 이 빵집의 달달한 빵들.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먹음직스러운건 늘 배신을 하지 않았습니다. 두고두고 먹을 바게뜨를 빼곤 왠만한건 다 먹어번 거 같네요. 봉지가득 담아, 먹기좋게 썰어(달라고 부탁해야^^) 다시 정주행.. 이제껏 맛 본 커피중 제겐 최고의 맛을 경험하게 해 준 스트롱홀드로!

원래 이렇게 쫑할뻔했죠. 저녁은 그냥 라멘으로 떼울 심산이었는데~ 앉은 자리에 비친 햇살이 어찌나 살랑거리며 꼬리를 치던지. 주차장의 쏘카도 마음의 sns를 보내는 것입니다. "나 이렇게 둘래??"

르씨엘비.
애월에 자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음식전문가)페친의 포스팅에 줄기차게 등장해, 마음에 새겨진 그곳.(언젠가 가보리라~) 문제는 혼자 그곳에 가는건 용기가 엄청 필요했죠. 그래서 출장 온 동료에게 연락하니,, 당근 콜!!

노형에서 20여분. 도착하니 바람이 거셌죠. 바로 앞 바닷가에 먼저 가보았죠. 무섭더라구요. 파도가 바람에 흥분을 했는지, 어찌나 사납던지 ㅠㅜ


예약된 시간에 차분히 들어가 메뉴판을 살폈죠. 이른 시간이었는지 손님은 옆 테이블에 한팀과 우리뿐.(누가 꼭 예약하고 가야한다 그랬어..ㅠㅜ) 여러가지 맛 볼 요량으로 각기 다른 파스타를 주문하고 경찰놀이를 즉각 감행. 곳곳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찰칵찰칵. 참으로 요란스러웠다죠. ㅎㅎ 요리시간이 꾀나 길었습니다. 뭔가 맛난게 만들어진다란 기대를 한껏 키웠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먼저 포크를 휘저어 돌돌말은 파스타를 깨문 동료는 첫마디가 맛있다..였습니다. 과장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본능적으로 튀어나온거죠. 아차차.. 사진!! 무너진 뷰의 파스타와 함께 온전히 간지를 지닌 2개를 갖은 각도에서 찍어댔습니다. 누군가 이 파스타 죄를 지었다면 꼼짝못 할 증거자료로 충분할만큼의 사진들이었죠.^^

음미하듯 재빠르게 후르륵~
어느새 밖은 붉은기가 사라지고 온전히 가게만 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가게이름이 뜻하는 파란하늘은 사라진거죠. 다 먹었으니 이제 우리도 사라질 때. 더 이상의 손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애월을 떠나.. 다시 제주시로 이동.
그들은 회사숙소로 저는 미생을 보기 위해 집으로.. 그런데 이날은 왠지 먹는 거 만큼은 완생같았습니다. 하루하루가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헌데 하루하루 미생같기에 이런 완생같은 걸 만났을때 감동이란 걸 느낄 수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