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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_공동의 기억(2010~2014)

통통배 6탄. 제주 항해를 마쳤습니다.

오늘. 정확히는 어제. 제주 통통배 하반기 항해를 마쳤습니다.

마지막은 특별항해로 김남훈 선장님이 오셨습니다.

스페이스 인근 중앙고등학교에 특강을 마치고, 바로 넘어오셨습니다.

 

12시10분부터 진행하기로 한, 항해는 40분 정도에 시작을.

(앞선 특강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듣자하니 행사의 메인인 전현무가 늦게 와 전체 행사가 늦게 시작되었다고 ㅜㅠ)

 

너무 늦어버려 항해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세바시처럼 <15분 항해>도 재미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탁을 드렸죠. 세바시 무대라 생각하시고, 바로 항해를 하자고. 그랬더니 그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바로...

오늘 오후 서울로 가, 강연100도씨 녹화를 하는데~ 거기서 발표할 것을 우리에게 먼저 보여준 것입니다.

 

실패의 근육. 하염없이 늘어가(확장하)는 인생의 근육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고3 교과서에도 등장할 만큼 유명한 자신의 '재활' 스토리를 곁들여 아주 찰지게 소개해 줬습니다. 거대한 육신에서 우러나온 애교몸(말)짓과 설렁탕도 한순에 끓일만큼의 우~렁찬 목소리는 금새! 선착장을 압도했죠. 몰입감이 어마했습니다.

 

안타까웠던 건~ 이 기가찬 항해에 참가한 허기진 선원이 저 포함 7명. ㅠㅜ

통통배 선원뿐 아니라 이번 항해에 참가하고픈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던 '오픈항해'였음에도 가장 적은 인원이 참가한 항해로 기록되었습니다.

 

요즘엔 뭘 해도, 분위기가 안뜬다는 걸 알기에~ 스스로 심심한 위로를.

 

선장님은 오늘 지각(?)에 대해 연신 사과를 하며, 앵콜 항해를 꼭!! 하시겠단 약속을 하며.. 유유히 꼬마차를 타고 사라지셨습니다. 올때는 (1분이라도 일찍 오시려) 킹콩의 뜀박질이었지만, 가실 때는 사뿐사뿐 소녀모드로~ 살포시. 안녕~

 

* 김남훈 선장님과 내가 참 좋아라하는 까메오 한컷!!

 

*텅빈좌석.꽉찬공기...라고 해석해봅니다.

 

이번달에는 특별항해가 또 한번 있었습니다. 바로 2013년 서울 통통배의 첫 선장님으로 와 주셨던 패션큐레이터 김홍기 선장님의 항해. 김남훈 선장님처럼 오래전 부탁드린 제주 통통배 항해를 기억해주시고 먼저 연락을 해 오셨습니다. 그리고 제주에 특별 강연차 오신 날! 승선을 해 주신 것입니다.

 

김남훈 선장님이 요즘 빡침(?)이 일상다반사인 선원들에게! 삶의 의지(전투력?)를 잔뜩 북돋았다면, 김홍기 선장님은 삶의 영감(전략?)을 듬뿍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지난주 수요일에는 정신지 선장님의 10번째이자 마지막 항해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이라 초반의 기세는 적잖이 누그러졌지만, 표정은 참 편안해 졌습니다. 뭔가 해냈다란~통쾌함? 끝냈다란 안도감?

 

마지막이라 마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선장님은 그간의 항해 내내 그렇게나 자랑해 마지 않았던 남친님과 헤어졌다란 폭탄발언을 하며~ 마무리에 대한 예의를 한올한올 풀었죠.

 

그러더니 저에게 최근에 어떤 마무리를 했냐고 묻길래, 바로~ 답을 했습니다.

둘째가 태어나, 가족계획 마무리했다고!^^

 

그러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다음카카오로 합병이 되며, 제대로 된 마무리를 하지 못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선 포스팅에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단체사진을 찍는 세레머니만 있었죠. 그것도 회사 공식이 아닌 비공식(다음인 자발)으로. 5월말 합병에 대한 선언이 나온 후, 불과 4개월만에 어마한 두 회사가 새출발을 준비해 온터라. 안간힘마져도 새출발에만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준비를 했기에 그나마 이렇게 소프트랜딩을 할 수 있었겠지만... 여전히 이어지는 구)다음인들의 마음의 진동(요동일 수)은 제대로 된 마무리의 부재의 결과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려면, 앞서 단단한 마무리가 분명 있어야 합니다. 바로 마무리에 대한 예의. 19년이란 역사를 이어온 다음은 더더욱 그 예의가 필요하지 않았을런지. .

 

마지막 항해는 한 순배 술잔을 앞에두고 파도타기를 하듯! 각자 최근에 있었던 마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화기애애 땡큐! 단체컷을 찍었죠.  

 

 

* 이번 항해때, 선장님은 일본에서 공수해 온 키보드를 챙겨왔습니다. 깜짝 공연을 했죠. 바다에 나가~ 세이렌의 유혹에도 굳세게 배를 지켜온 선원들에게. 세이렌 이상가는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답니다. 여기에 딱! 리얼 선원뽀스가 가득한 민창이 붙어~ 노래의 맛을 더했죠. '민물장어의 꿈'을 잔잔히 뜨겁게 불렀습니다.

 

 

제주 통통배 선원열분.

10번의 항해를 거침없이 끌어 오신 정신지 선장님.

그리고 특별항해로 새로운 길을 열어준 주강현 선장님, 김홍기 선장님, 김남훈 선장님 정말 감사드립니다.